MS 수장인 사티아 나델라가 CEO 취임 시에 고위 임원들에게 마샬 로젠버그의 '비폭력 커뮤니케이션(Nonviolent Communication, NVC)'을 선물했었다 한다. 이 책은 언어로 어떻게 관계를 강화하고/신뢰를 쌓고/갈등을 예방하고/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지 다루는데, 참고로 한국 NVC 센터라는 곳도 있다.
비폭력대화 (NVC, Nonviolent Communication)
여기서 말하는 '비폭력'은 간디가 사용한 것과 같은 뜻으로 쓴다. 마음속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자연스러운 본성인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본의 아니게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에. 사실 나도 직장과 가정, 친구 사이에서 의도치 않게 매서운 말로 남을 속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말을 하고 나서 '아차...' 하는 경우도 있는데, 돌이킬 수가 없다. 때로는 자각조차 못하고 넘어간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말이라는 게 정말 조심해야 하는 건데도, 알면서도 왜 종종 실수를 하는지..
NVC는 사람이 날 때 부터 지닌 '연민이 우러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 방법(말하기와 듣기)이다. NVC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대화(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 한다.
I. 마샬 로젠버그는 누구일까?
마샬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임상 심리학자이자 평화 운동가로, 비폭력 커뮤니케이션(Nonviolent Communication, NVC)의 창시자이다. 인간의 소통 과정에서 갈등을 줄이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며, 공감의 힘을 통해 평화로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했다.
로젠버그는 1960년대부터 비폭력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시작하여, 전 세계에 전파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 있었다.
II. 비폭력 커뮤니케이션 개요
비폭력 커뮤니케이션(NVC)은 일상 속에서 폭력적 언어/행동을 줄이고, 서로의 필요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방법론이다. 타인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설계되었다. 핵심 요소는 '관찰, 감정, 욕구, 부탁'의 4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계들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느낌과 필요를 표현'함으로써, 서로의 이해를 돕고 관계를 발전시킨다.
III.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카테고리
1. 관찰
첫 번째 단계는 '관찰'이다. 관찰은 상황을 평가나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타인과의 대화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평가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갈등의 씨앗이 되는 오해를 줄이고, 사실에 기반한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가령 "넌 항상 그렇게 나를 무시해."라는 말 대신 "오늘 아침에 내가 말을 걸 때, 네가 반응하지 않았다."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비폭력적인 접근이다.
2. 감정 표현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관찰한 상황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자신의 내면을 공유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난/비판이 아닌 자신의 '진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은 우리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네가 날 무시해서 화가 나."가 아니라 "네가 대답하지 않았을 때, 난 솔직히 외롭고 속상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3. 욕구
세 번째 단계는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가 특정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은 보통 충족되지 않은 욕구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자신의 감정 뒤에 숨겨진 욕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상대방이 우리의 기대나 필요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너에게서 존중받고 싶어"와 같이 내 욕구를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은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4. 부탁
마지막 단계는 '부탁'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부탁함으로써 상호 이해와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부탁은 상대방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요가 아니라 선택의 여지를 주어야 한다는 점이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다음번에는, 내가 말할 때 조금만 더 집중해 줄 수 있을까?"와 같이 구체적/긍정적인 부탁을 하면, 상대방은 부담 없이 그 부탁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갈등을 피하거나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솔직히 표현함으로써 진정한 이해/공감을 끌어내는 방법론이다. 친구 관계뿐만 아니라 조직 내 소통/국제 분쟁 등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쓰인다. 물론 이 좋은 NVC 자체가 통하지 않는 인간 말종들이 아주 간혹 지뢰처럼 숨어있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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