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보고서를 작성하지는 않는데, 내게 주어지는 안건들은 작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최상위 Senior C-Level까지 올라가야 하는 문건은 정말이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한다. 문서로 끝나지 않고 대면 발표까지 해야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사실 그거야 뭐. 문서 작성을 내가 A~Z까지 한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식 석상에서 받는 챌린지가 두렵다? 아마 흔히들 하겠지만 적절한 대응책/모범 답안들이 있으니까(각자 팁이 다를까?) 작성할 때보다는 덜 하지 않나?
보고서를 쓸 때 정말 솔직하게, 정말 진실되게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연관된 이해관계자들의 감성(하..)도 살펴줘야 하고, 때로는 톤을 많이 다운시켜야 중간 보고 단계를 통과하기도 한다. 감 놔라 배 놔라 상황을 당하기도 하고~ 뭐 그러다보면 깎이고 얹혀져 이상한 문서가 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는 거기에 맞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하는 기묘한 상황도 있다. (이게 뭐하는 거지? 난 누구? 여긴 어디...)
얘기가 이상하게 샜는데, 어찌 됐던 간에 기획/전략 보고서를 작성하는 우리네 회사원은 일단 논리가 서있어야 한다. 특히 임원 및 유관 조직장/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 후 설득을 해야 하니까. 이 책 논증의 기술이 주는 몇 가지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명확한 주장의 중요성
새로운 것에 대한 것이건, 기존 것의 개선 혁신에 대한 것이건간에. 기획/전략은 무겁고 복잡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핵심 주장을 분명하게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려는 말을 제대로 안 쓰고 애매모호하게 분산시키거나 묻어두면 안된다. 그런 글을 쓴 경우가 있다면 이해는 된다. 아마 내가 진짜 하려는 문제 제기/개선 방안은 사라지고 이상한 의견들에 시달려 쓰인 문서? - 강력한 근거 마련
기획/전략 보고서에서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체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 전략이 회사 Biz.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확신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사실 기존에 없는 영역에 대한 시도를 담을 경우는 다 남의 데이터/자료일 뿐 정작 내 회사/조직에 대한 데이터는 없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는 유관자 인터뷰/설문이라던지, 디자인 씽킹 기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워크샵 결과물과 같은 뒷받침하는 근거라도 필요하다. - 논리적 일관성
문서의 각 부분이 논리적으로 연결되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DX/DT 추진 기획서에서 '현재의 진짜 문제점'을 근거와 같이 제시한 후라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되는 DX/DT 추진안을 매핑하면서 이어 나가야 한다. 앞뒤의 논리가 일관적일수록 설득력은 강해진다. - 반론 예상 및 대처
내 보고서에 모두가 동의하고 박수 갈채가 터지며 만장일치가 되는 경우가 있던가? 드라마에서나 봤지 현실 세상에서는 없었다. 심지어 내가 압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석학도 아니며, 기업의 CEO도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나? 내가 하는 말에는 당연히도 누군가가 우려/반대 의견을 던질 수 있다. 준비하는 맥락들에 대해서 '~라는 챌린지가 있으면 어떻게 할까? 이 논리/스토리에 이렇게 반론이 있으면 뭐라고 할까?' 같은 시나리오들을 예측/대비함도 중요하다. - 핵심 위주, 간결한 표현
개인적으로는, 주요 임원들에게는 '두괄식'으로 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임원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면밀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임원들은 솔직히 굉장히 바쁘다. 그게 겉에서 볼 때는 술 마시고 골프 치면서 탱자탱자 거리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렇기 때문에 간결하고 직관적인 보고서가 필요하다. 구구절절 장황한 설명은 지양하고 핵심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생각을 논리적으로 하고 그 생각을 설득력 있게 말이나 글로 표현하려고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난해하게 쓰인 다른 논리학 서적이나 요령만 전달하는 다른 글쓰기 서적과 달리 이 책은 논증의 핵심 규칙들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규칙에 예문과 함께 명쾌한 설명을 붙여놓아 누구나 쉽게 논증의 기술을 이해하고 익힐 수 있게 해준다. 대입 논술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각종 적성시험(PSAT, LEET, DEET, MEET) 응시자, 학위논문을 쓰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기획안을 작성하는 회사원, 글쓰기가 직업인 저술가나 언론인, 남을 설득해야 하는 정치인이나 기업의 영업사원 등이 실용적인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16884
==============================
내가 가진 책은 '08년 개정판인데, 지금 보니 '19년 버전까지도 있더라. Rule도 5개나 더 늘어나 있고.
몇 가지 Rule들에 대해서 남겨둬 본다.
1장: 간단한 논증 및 몇 가지 일반적 규칙
- 전제와 결론을 구별하라
- 생각을 자연스러운 순서로 전개하라
- 신뢰할 수 있는 전제에서 시작하라
- 논증의 시작은 신뢰할 수 있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처음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불확실한 전제를 사용할 경우, 논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전제가 확실할수록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결론은 더욱 강력해진다.
- 구체적이고 간명하라
- 논증에서 구체성/간결함은 매우 중요하다. 모호하거나 장황한 표현은 혼란스럽게 만들고, 명료함을 떨어뜨린다. 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 말의 어조에 기대지 말고 실질적 근거를 대라
-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하라
2장: 일반화
- 둘 이상의 예를 들어라
- 일반화를 하려면 단 한 가지 사례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둘 이상의 예를 들어서 주장을 뒷받침하면 더 설득력이 강해진다. 특히 사례가 다양할수록 일반화의 타당성도 높아진다. 하나의 예시가 아니라, 여러 사례를 통해 패턴을 보여줘야 논증이 힘을 얻는다.
- 대표성이 있는 예를 들어라
- 배경비율이 결정적일 수 있다
- 통계는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 반례를 고려하라
- 논증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시만을 제시하기보다는 반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반례를 인정하고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신뢰도를 높인다. 반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편향적이라 여겨진다.
3장: 유비논증
- 유비에는 연관성 있는 유사사례가 필요하다
4장: 정보 출처
- 정보 출처를 밝혀라
- 정통한 정보 출처를 찾아라
- 공정한 정보 출처를 찾아라
- 정보를 제공하는 출처가 공정하고 중립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출처는 그 자체로 편향될 가능성이 크므로, 정보를 사용할 때는 항상 출처의 공정성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 정보 출처들을 대조점검하라
- 웹은 신중하게 이용하라
5장: 원인에 대한 논증
- 인과논증은 상관관계에서 시작한다
-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대안이 있을 수 있다
- 가장 개연성 높은 설명을 추구하라
- 복잡성을 예상하라
6장: 연역논증
- 전건 긍정의 형식
- 후건 부정의 형식
- 가설 삼단논법
- 선언 삼단논법
- 딜레마
- 딜레마(dilemma)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논증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양쪽 모두 단점이 있거나 불리한 상황일 때 사용하는 논법이다.
- 귀류법
-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 연역논증
7장: 확장된 논증
- 이슈를 탐구하라
- 기본적인 생각을 논증으로 써보라
- 기본적인 전제도 논증으로 옹호하라
- 반대 견해를 고려하라
- 반대되는 견해를 충분히 고려하고 논증에 반영해야 한다. 반대 견해를 무시하면 논증이 편협해 보일 수 있으며, 청중에게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다.
- 대안을 고려하라
8장: 논증문
- 곧바로 들어가라
- 논증문을 작성할 때는 서론에서 불필요한 내용을 길게 다루지 말고, 곧바로 논점으로 들어가야 한다. 논증의 핵심을 빨리 제시하는 것이 독자의 관심을 끌고, 논증의 명확성을 유지할 수 있다.
- 주장이나 제안을 분명하게 하라
- 먼저 논증을 개요로 작성하라
- 반대 견해를 자세히 서술하고 대응하라
- 피드백을 받아 활용하라
- 부디 겸손하라!
9장: 구두논증
- 청중에게 다가가라
- 현장감을 충분히 살려라
- 논증에 안내표시를 끼워 넣어라
- 뭔가 긍정적인 것을 제공하라
- 시각적 보조자료는 절제하여 사용하라
- 시각적 보조자료는 구두논증을 보완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논증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필요한 부분에서만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개성 있게 마무리하라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기업과 괜찮은 기업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56) | 2024.10.22 |
---|---|
고객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을 찾아 끊어라, '디커플링(Decoupling)' (30) | 2024.10.19 |
경험의 효용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경험의 함정(The Myth Of Experience)' (30) | 2024.10.17 |
성공하는 기업들의 이유 있는 반항과 반향, 다 주고 더 받는 '룰 메이커(Rule Maker)' (21) | 2024.10.14 |
사업 전략/계획 수립 시즌에 생각나는 책, '혁신 기업의 딜레마 (The Innovator's Dilemma)' (0) | 2024.10.13 |